단행본
transition and repeat
분류 단행본
도서명 전이와 반복 (정신분석 세미나 XV-XVI)
저자명 임진수
정가 20,000 원
페이지 352p (1도)
ISBN 987-89-8160-279-6 (93100)
발행일 2016년 06월 30일

목차

I. 사랑의 전이와 회상 __________ 11

II. 전이와 소원의 이동 __________ 27

III. 전이와 행동화(1) __________ 41

IV. 전이와 행동화(2) __________ 63

V. 전이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__________ 81

VI. 전이와 반복 __________ 109

VII. 전이와 저항 __________ 125

VIII. 프로이트의 반복의 개념 __________ 135

1. 죽음욕동과 반복강박

IX. 2. fort-da 놀이 __________ 147

X. 라캉의 반복의 개념 __________ 161

1. 도둑맞은 편지 .에서의 반복강박

1. 삼각구조와 반복강박 __ 164

2. 대화 장면의 삼각구조 __ 208

3. 문자의 심역 __ 227

4. 진실, 숨김/드러냄의 변증법 __ 276

5. 마지막 목적지, 진실 보증 불가의 장소 __306

XI 2. 투케와 아우토마톤 __________ 329

소개

라캉은 『세미나 XI; 정신분석의 네 가지 기본 개념』에서 정신분석의 네 가지 기본개념으로 무의식, 욕동, 전이 그리고 반복을 들고 있다. 그만큼 전이와 반복은 정신분석이라는 수레를 움직이는 두 바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비단 라캉이 그렇게 전이와 반복의 중요성을 지적했기 때문에 그 개념들이 이론적으로 정신분석의 핵심인 것은 아니다. 프로이트가 그 개념들을 발견한 것은 실제 임상 분석치료에서였다. 가령 분석치료가 진행될수록, 그래서 무의식의 핵을 언표화할 시기가 가까워 오고, 그에 따라 치료의 종결도 단순한 희망사항에 그치지 않고 머지않아 일어날 실제 일이 되면서, 환자가 갑자기 자유연상에 의한 회상을 멈추고 분석가에게 반하고 사랑에 빠지는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전이라는 개념은 그러한 일이 대체 무슨 현상이고, 왜 일어나는가를 고찰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다. 프로이트가 보기에, 그것은 무의식적 기억을 회상하는 대신 분석가를 사랑(또는 증오)하는 심리 현상으로, 사실 무의식의 의식화와 언표화에 대한 저항이었던 것이다. 그로부터 프로이트는 전이의 탐구에 매진한다. 그 결과 그것이 행동화(acting out)로도 나타나고, 더 나아가 반복과도 연결된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전이가 저항의 일종이라는 사실, 따라서 치료의 방해꾼이라는 사실로 귀결된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전이가 무의식의 핵에 도달했을 때 나타나는 최종적인 저항이라면, 무의식의 핵을 드러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도 된다는 뜻 아닌가? 그래서 프로이트는 역설적으로 전이를 통해서만 치료를 완성할 수 있다는 생각에 도달한다. 말하자면 모든 신경증을 전이신경증(분석치료 과정에서 나타나는 인위적인 신경증)으로 바꿔 주어야 치료에 성공할 수 있다고 역설하는 것이다. 치료의 걸림돌이 치료의 디딤돌이 되는 셈이다. 그러나 프로이트는 죽음욕동의 가설을 발견하면서, 전이가 반복, 정확히 말하면 욕동충족의 실패의 반복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그것은 성공하는 순간에 내적 좌절이 나타나면서 실패를 반복하는 실패신경증이 곧 전이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사실 그것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다른 측면, 즉 죄책감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었고, 그에 따라 오이디푸스적인 사랑과 욕망이 전이되는 만큼, 오이디푸스적인 죄책감도 전이된다는 사실의 발견이었다. 프로이트는 나중에 그것을 죽음욕동, 또는 니르바나의 원칙과 연결시키면서, 반복강박이라고 명명한다. 그런데 프로이트의 말대로, 전이가 진정 죽음욕동에 의한 반복강박의 일환이라면, 그것은 분명 전기 이론에서 내세운 사랑의 전이와는 완전히 반대되는 것이고, 따라서 과연 치료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왜냐하면 죽음은 치료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삶욕동(즉 에로스)의 병만이 전이신경증을 통해 치료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죽음욕동은 치료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프로이트는 포기하지 않고, 그러한 전이-반복에 대해 관통작업(Durcharbeitung)이라는 치료기법으로 대응한다. 관통작업이란 죽음욕동의 반복강박이 환자를 증상과 실패에 반복적으로 머무르게 하려고 할 때마다, 해석을 통해 그것을 계속 뚫고 나아가는 것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전이와 반복은 정신분석의 이론적인 차원에서뿐 아니라 치료 기법의 차원에서 정신분석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고 있는 핵심 개념이다. 그것들을 제외하고서는 정신분석을 논할 수 없다. 이 책은 그러한 전이와 반복의 개념이, 그것의 발견자(또는 창시자)인 프로이트로부터 시작하여, 그것을 언어학적으로 재해석함으로써, 제2의 정신분석 혁명을 가능케 했던 라캉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발전되어 왔는가를 낱낱이 밝히고, 또한 그것이 어떻게 정신분석 치료에 원용되고 있는가를 구체적인 예를 통해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저자

임진수

1955년 서울 출생. 계명대학교 유럽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불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프랑스 파리 VIII 대학 정신분석학과에서 DEA를 취득했고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5년부터 2003년까지 파리 고등사회과학원(E.H.E.S.S.) 교수인 프랑수아즈 다부안느(Franoise Davoine)에게 교육 분석을 받고, 2002년부터 지금까지 대구에 <프로이트 라캉 정신분석 학교>를 개설하고 정신분석가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정신분석 세미나 총서⟫14권이 있으며, 역서로는 『정신분석사전』(라플랑슈, 퐁탈리스), 『자크 라캉』(디아트킨), 『자크 라캉의 이론에 대한 다섯 편의 강의』, 『정신분석의 탄생』(프로이트), 『끝이 있는 분석과 끝이 없는 분석』(프로이트) 등이 있다.

<프로이트 라캉 정신분석 학교>는 2002년 8월 27일 프로이트의 텍스트를 연대기 순으로 천착해 가며, 그의 정신분석 이론이 어떻게 라캉에 의해 재해석되는가를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거시서 저자는 일이십 년 동안 수요일마다 제자들과 세미나를 했던 프로이트와 라캉의 전례에 따라, 매주 수요일 정신분석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그 세미나를 매 학기에 한 권씩 책으로 묶어내는 것이 바로 이 ⟪정신분석 세미나 총서⟫이다. 그 밖에 <프로이트 라캉 학교>는 여름 겨울 워크숍과 사례 연구 모임을 정기적으로 갖고 있으며, 정신분석가 양성 프로그램도 시행 중이다.